그 사람만 생각할 수도 없다. “만약 제 시간 내에 그 폭발을 일으킬 무언가를 찾지 못한다면 그 성냥은 축축해지고 하나도 불을 붙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녀가 만드는 음식은 전해 내려오는 레시피를 환상적으로 소화해내며, 마마 엘레나도 일평생을 감시 속에서 살지 않았을 것이다. 티타는 부엌에서 살다시피 한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금기와 법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마마 엘레나의 카리스마에 짓눌려 페드로와 로사우라의 결혼을 준비하는 신세가 된다.`(p116) 존은 영혼의 양식을 제공하는 것은 바로 ‘힘 없는 육체’라고 말한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렛」을 읽으면서 떠올린 게 우리나라 시인인 백석이었다. 무엇보다 그 둘의 사랑을 이룰 수 있게 된다. 한참 ‘욕망에 충실해’라는 말이 유행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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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을 읽고나서
티타는 가문의 막내딸로 태어났단 이유로 마마 엘레나를 죽을 때까지 보살펴야 한다는 운명을 타고난다. 티타를 사랑하는 페드로는 그녀와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그녀의 언니인 로사우라와 결혼한다. 처제와 형부라는 위치 때문에 그들의 사랑은 불륜이 되고 만다. 왜 페드로는 티타에게 처음부터 도망치자고 하지 못했을까 티타는 가문의 관습이 잘못된 걸 알았으면서도 왜 마마 엘레나의 말을 거역하고 페드로와의 사랑을 이루려고 하지 않았을까 로사우라와 페드로가 결혼 할 때 내가 답답했던 건 차라리 페드로와 티타가 도망을 가는 편이 로사우라에게도, 마마 엘레나에게도 좋은 결과를 낳았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둘이 도망을 가면 집이 뒤집힐 게 뻔하지만, 로사우라도 한평생 남편을 두고 동생과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마마 엘레나도 일평생을 감시 속에서 살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 둘의 사랑을 이룰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티타와 페드로는 도망치지 못한다.
티타도 가문의 관습이 잘못된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마마 엘레나의 카리스마에 짓눌려 페드로와 로사우라의 결혼을 준비하는 신세가 된다. 만약 내가 누군가를 사랑해본 경험이 없었다면 이런 티타를 용기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할 땐 그 사람 밖에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사람만 생각할 수도 없다. 티타와 페드로가 평생을 자신의 위치를 지키며 자신의 사랑을 숨겨야 할 수 밖에 없던 것도 같은 이유다. 그들의 사랑을 위해서 누군가의 삶이 비극이 되어야 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눈물로 둘의 사랑이 이루어진다면 그 사랑이 행복할 수 있을까 그렇기에 티타와 페드로를 용기 없다고 말 할 수가 없었다.
티타는 부엌에서 살다시피 한다. 그녀가 만드는 음식은 전해 내려오는 레시피를 환상적으로 소화해내며, 단순히 먹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감춰져 있던 욕망까지도 끌어올린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렛」을 읽으면서 떠올린 게 우리나라 시인인 백석이었다. 백석 시의 큰 특징 중 하나가 음식과 관련된 시가 많다는 것이다. 음식은 그 사람이 먹는 것이고, 곧 그 사람이 된다. 그렇기에 어떤 음식이든 그 레시피에는 단순히 식재료로 무엇을 만드는 것 이상이 담겨 있다. 어떤 음식이든 그 맛은 전해 내려오는 기억이다. 그렇기에 백석 시가 쓰는 음식 이름인 국수 같은 것들은 언어를 통해 우리의 공통된 기억(맛)을 불러일으킨다. 거기서 더 나아가 이 책에서는 그 음식을 만드는 요리법을 티타가 친절히 설명해 준다. 그 요리법을 읽으면서 완성되어 가는 요리들은 사람들의 잊고 있었던 욕망을 자극한다.
“만약 제 시간 내에 그 폭발을 일으킬 무언가를 찾지 못한다면 그 성냥은 축축해지고 하나도 불을 붙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영혼은 육체로부터 달아나 그것을 살찌워 줄 양식을 찾아 어두운 곳을 찾아 헤매게 됩니다. 남겨 두고 온 그 차갑고 힘 없는 육체만이 그 양식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체 말이죠.`(p116)
존은 영혼의 양식을 제공하는 것은 바로 ‘힘 없는 육체’라고 말한다. 나중에 페드로와 티타가 몸을 섞고 죽음을 맞듯이 소설에서는 사랑이 다른 곳에 있는 게 아니라 몸에 있는 것을 보여준다.크림 프리터를 만들 때 티타가 말했듯이 사람들은 자연의 원리인 생식과 번식에 특히나 많은 금기와 법도를 가지고 있다. 생명을 가지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에 따라 축복이 될 수도 있고 한 인생을 망치는 저주가 될 수도 있다. 티타는 이런 인간보다 차라리 들판에 흩날리는 씨앗이 더 행복할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금기와 법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금기와 법도의 억압적인 성격을 통해 유지되는 것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단순히 어긴다는 의미 이상으로 관계의 측면에서도 상처를 받는 쪽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참 ‘욕망에 충실해’라는 말이 유행어만 생각해 봐도 그 말이 실생활에 적용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생각해 볼 수 있다.티타나 페드로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볼 것도 없이, 나는 이런 경우를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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